• 최종편집 2024-03-29(금)
 


"일본 강점기 압제를 피해 모국을 등져야 했고, 옛소련 시절에는 강제이주 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뿔뿔이 흩어졌던 고려인을 위로한 건 우리 노래였습니다. 어디를 가든 불렀던 아리랑에는 지난 세월의 아픔과 위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."


카자흐스탄 재즈 1세대 음악가이면서 고려극장 예술감독과 지휘자를 역임한 고려인 한야콥(75) 씨가 1월 12∼13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다큐 콘서트 '아리랑 삶의 노래-흩어진 사람들2' 출연을 위해 방한했다.


<아리랑, 삶의 노래:흩어진 사람들 2 - 고려인> 공연정보 보기


창작활동을 통해 국악의 현대화를 선보여온 정가악회가 마련한 콘서트로, 그는 이 무대에서 자신이 작곡한 '고려아리랑' 연주를 지휘한다.


공연 리허설을 마친 한 씨는 1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"50년 이상 음악가로 살면서 여러 나라에서 공연했지만 가장 감격스러운 게 모국 무대"라며 "강제이주 후 80년이 넘는 세월을 흘렀어도 민족성을 잃지 않도록 힘이 되어준 고려인의 아리랑을 소개하게 돼 무척 설레고 기쁘다"고 밝혔다.


고려인의 노래를 100곡 이상 작곡·편곡하며 민족노래 보존에 앞장서 온 그는 지난 2007년 '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, 2'를 발행하기도 했다. 3년간 러시아를 비롯한 CIS 전역의 고려인 거주지를 찾아다니며 아리랑을 비롯해 구전되어온 노래들을 채록해 복원한 책이다.

 
한 씨는 "민족의 유산이 될 수 있게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자는 생각에서였다. 강제이주 첫 정착지인 우슈토베, 연해주, 사할린, 타슈켄트, 크즐오르다 등 가는 곳마다 반기며 노래를 불러주던 1세분들이 지금은 다 유명을 달리했다"며 "이 기록들은 자라나는 차세대들이 자신의 뿌리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"이라고 말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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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리랑 arirang@sori.m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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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고려인아리랑' 복원한 카자흐 음악가 씨 - "이산의 세월 위로한 노래들…모국 연주무대 초대에 감격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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